제가 역학 공부할 거라고 선언하자 저희 모친께서 "사람 갑자기 바뀌면 죽어" 하셨는데, 다행히도 이 길이 아주 나쁘진 않았나 봅니다.
반쯤은 농담으로 들어주시고^^ 오늘 정미일주에 대한 이야기와 어느 정도 궤가 같습니다.
상황을 바꾸면 큰 화를 당한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고, 그만큼 잘 바뀌지 않는 사람이 정미일주입니다.
그런 정미일주가 심경의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면 꽤 진중하게 생각해 봐야 된다는 뜻이겠죠.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에서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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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힘들게 하는 것」
정미일주(丁未日柱)는 천간 정화(丁火)에 지지 미토(未土)로 이루어진 일주입니다.
정미일주는 항상 뭔가를 합니다. 그것도 꽤 열심히 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가장 큰 핵심은 스스로 잘할 수 있는 것, 익숙한 것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에요.
젊은 시절 했던 아르바이트가 그대로 직업이 되는 사람들, 자기만의 맛집 리스트를 세워놓고 늘 그곳만 가는 사람들, 새로운 인연보다 익숙한 인연이 더 좋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정미일주입니다.
그러다 보니 정미일주는 실패가 없어요. 잘하는 것만 하는데 실패할 일 자체가 없죠. 하지만 이는 반대로 도전도 없다는 뜻이 됩니다. 계단의 다음 칸에 올라설 용기가 없는 것이죠.
하지만 세상은 정미일주를 가만두지 않습니다. 따듯한 사람이고, 능력 있는 사람이니까요. 장점을 찾아 꾸준히 하는 건 꽤 뛰어난 경쟁력입니다.
이런 주위의 기대, 제안, 도전, 실패들은 다른 일주가 경험하는 것들보다 훨씬 더 정미를 힘들게 만듭니다. 연인과의 이별에 유독 더 힘들어하는 것도 이 때문이에요.
이를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식상(食傷)을 더 찾고, 사용하는 겁니다.
명리를 잘 아시는 분들은 '정미일주 자체의 그런 특징이 식상 때문인데 식상을 더 쓰라니?'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실관을 해보면 미(未)를 일지로 쓰는 사람들에게 재를 쓰라느니, 관을 쓰라느니 해봐야 어차피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절대 움직이지 않습니다.
차라리 식상의 흐름에 따라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 살고 싶은 대로 살다 보면 언젠가는 경지에 오르게 되는 경우가 더 많아요. 그 길이 정미일주가 걸어가야 할 길입니다.
역사적으로만 봐도 정미일주를 가진 사람들은 고집을 굽히지 않아야 이름을 남깁니다.
[목민심서]를 저술한 다산 정약용, 십만 양병설 율곡 이이, 축구선수 박지성 선수 등이 대표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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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일주를 가지신 분들은 남들이 흔히 얘기하는 '성공 법칙' 같은 것들에 휘둘릴 필요 없습니다.
극단적으로는 이 글이 말하는 것도 따를 필요가 없습니다^^;
자신만의 길을 찾아 결국 방법을 만드는 잠재력의 일주가 정미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 너무 좌절하실 필요는 없단 말입니다.
-사주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