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이기만 한 사람'은 분명히 나쁜 사람일 겁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니까요.
반대도 마찬가집니다. 이타적이기만 한다고 좋은 건 아닙니다. 결국 가장 좋은 건 이기적인 면모와 이타적인 면모가 같이 있어야 가장 좋다는 것이죠.
뻔한 얘기를 왜 하냐고요?
이는 음양오행의 조화를 중시하는 명리학의 골조와도 매우 유사합니다.
더 큰 이유는 오늘 이야기할 병오일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이기적인 마음'이기 때문이죠.
고집이 강한 병오일주에게 "이기적으로도 살 줄 알아야 합니다"라는 말을 어떻게 전달드려야 할지 고민은 되지만.
읽어보신다면 조금은 도움이 될 이야기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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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니면 누가 이걸 해내?」
병오일주는 일간 병화(丙火)에 일지 오화(午火)가 만나 이루어진 일주입니다.
간지 모두 뜨거운 불의 기운을 가졌기 때문에 일주 중 가장 강한 기운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 모두 굳세고 호방한 면이 있어요.
오(午)가 병(丙)을 만나 겁재(劫財) 작용을 하기 때문에 '나야 나'하는 사람이 병오일주입니다. 십이운성 또한 제왕(帝旺)에 있기 때문에 에너지와 자부심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자기 확신은 강한 행동력을 불러오고, 그만큼 많은 성취를 얻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그만큼의 많은 실패도 하지만 병오일주에게 문제가 될 수 있을까요^^) 능력과 잠재력은 인정해 줘야 하는 일주입니다.
그런데 병오일주를 구성하는 건 능력뿐만이 아닙니다. 능력만큼 나눌 줄도 아는 사람인데 병화 자체가 가진 선한 기운과 지장간 상관(傷官)의 영향 때문이죠.
특히 내가 보호해 줘야 하는 사람, 약자에게 무한히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병오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문제는 자기 자신의 뼈와 살마저 내준다는 것이죠.
자식에게 과하게 집착하는 부모, 앞뒤 가리지 않고 보증 서는 아버지, 무능력한 남편을 떠나지 못하는 아내 등의 사례들이 병오일주에게 많이 보이는 것도 병오일주의 상관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들에게 '세상 물정을 몰라도 한참 몰라'라고 말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어요. 왜냐면 '내가 아니면 이 사람은 안 돼'라는 생각이 더 크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사실 사주 간명에서 가장 만나기 힘든 사람이기도 합니다. 본인이 한 선택을 누가 대신 판단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러나 그런 병오일주에게 해주고 싶은 한 마디는 나를 돌아볼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포기하거나 내치라는 게 아닙니다. 꼭 '내'가 아니어도 잘 살아갈 거란 걸 인정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렇기 때문일까요? 학문, 종교, 봉사 분야에 뒤늦게 빠지는 사람이 많은 것도 특징입니다.
인성(印星)이 공망이라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인데 너무 통제가 강한 곳에 빠지는 건 좋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교육업에 종사하더라도 학교 선생님보단 학원 선생님이, 학원 선생님보단 인터넷 강사가 좋습니다.
일간 편재를 살려 사업을 하시는 분도 많은데 나쁘진 않습니다. 그러나 사업가들은 모두 자원봉사자가 아니란 걸 명심하고 시작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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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평생 내 것을 나누며 살아간다는 것이 종교적으론 정의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개인의 어려움을 많이 마주하는 저희로선 그렇게만 얘기할 순 없을 것 같네요. 본인만 힘들면 괜찮은데 주위가 함께 고통받는 경우도 많구요.
우연찮게 이 글을 만난 병오일주 분들은 다시 한번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셨으면 합니다.
'나는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다행입니다.
그러나 맞는 것 같아... 하신다면 벗어날 방법을 찾아야 할 때란 뜻입니다.
-사주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