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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 인터뷰] 방울을 흔드는 이유가 뭔가요? - 무당 3인에 묻다
2023-08-29


안녕하세요. 사주나루입니다.



"점 볼 때 방울을 흔드는 이유가 뭔가요?"



사주나루 무당 선생님 3인에게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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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궁, 고춘자, 옥수련  세 선생님의 진솔한 답변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이 인터뷰가 선생님과 내담자분을 더 가까워지게 만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 · ─




Q. 안녕하세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옥수련 : 예, 신 받은 지는 22살에 신을 받았고 6년 동안 충청도 굿을 하다가 이북 신령님을 모시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북굿을 하고 있습니다. 이북굿도 바닷가하고 육지하고 조금씩 다른데 저는 육지굿을 하고 있습니다.


기도 중에 어딘가로 가서 뭐를 받아오는 꿈을 꿨는데 무작정 아는 법사님을 찾아가서 이렇게 생긴 분을 아시냐 여쭤봤더니 알려주시더라구요. 찾아가니 몸이 아프셔서 태송굿을 준비하던 분인데 받아올 적에 첫 생긴 모습이랑 성씨, 고향 얘기하시고, 두 번째 내려오신 분 성씨 가호 생긴 것을 이야기하시고 마지막에 저 주신 그분이 따로 태송굿을 할 적에 할머니가 숨겨놓으셨어요. 그걸 찾아내서 이북굿을 하기 시작한 거죠.



고춘자 : 사주나루에서 9개월 정도 활동했고, 호는 높을 고(高)에 봄 춘(春), 사람 자(者)를 써서 높으신 신의 사랑과 영검함을 널리 알리고자 해서 고춘자로 정했습니다.


열두 분의 신령님을 모시고 있고 내담자분들의 고민에 따라 신령님들이 합의해서 봐주십니다. 보통은 선녀님께서 봐주시고 간혹 동자 애기씨들이 오시는 경우도 있고, 내담자분들이 시험이나 직장, 경조사 이런 고민을 하실 땐 할아버지 신령님이 오시고, 정말 급한 경우엔 할머니가 오시거든요. 흑산도 마신이잖아요. 그 덕분에 할머님이 욕쟁이라 욕을 하면서 들어오셔서 공수를 내리시고 비키실 때가 있어요. 제가 조금 당혹스러울 때가 있어요.(웃음)



보현궁 : 작년 10월 12일부터 사주나루에서 점을 보고 있어요. 보현궁이란 이름은 기도하다가 받았구요. 신내림을 처음 받은 건 제작년이었다가 잘못되어서 4월에 다시 한 번 받게 되었어요. 동녀 애기씨가 몸신 할머니를 못 찾고 있을 때 정확히 들으라고 할머니~ 이랬던 적이 있어요. 


도와주시는 분이 할머니라는 걸 알았고 지금은 할머니를 모시고 있습니다. 그 이후로 보는 것도 더 정확하게 보게 되었어요.




Q. 어떻게 제자의 길을 걷게 되셨나요?



옥수련 : 어려서부터 자주 쓰러졌어요. 초등학교 2학년 때 학교 갔다 오다가 쓰러졌는데, 석 달 정도를 못 일어나고 병원에 가도 차도가 없어서, 죽었다 생각하다가 깨어났거든요. 어머니와 쭉 살다가 제가 고등 졸업하고 취업하고 독립을 했는데, 자꾸 이상한 소리를 듣는 거예요. 술 한잔 먹으면 기억을 못하고. 이상한 행동을 해서 아시는 언니가 나를 데리고 무당집을 찾아 가셨죠.


그때까지는 할머니, 어머니가 모두 기독교 신자라 모태신앙이었지요. 그런데 거기서 무당 팔자라고 처음 딱 듣게 된 거죠. 처음엔 자살시도를 두 번 하고, 신을 눌러준다는 굿도 하고, 그 굿 하고 나서도 거의 동맥이 나갈 정도로 팔을 그어서 몇 바늘을 꿰맸나 그랬었지요. 그러고 나니까 죽으란 팔자는 아니니까 그러면 무당으로 살아야겠다 결심을 하고 신을 받게 된 거예요.



고춘자 : 지금은 무당 길로 온 부분에 있어서 매 순간 감사하고 사는데요. 이유인즉, 제자의 길을 가기 전에 너무 힘들어서... 만고풍파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더라고요. 


어릴 때 신병으로 진짜 목숨줄이 없이 살았어요. 어딜 가도 죽은 사주로 나오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신병에 매달려서 살았죠.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고통스럽게 살았고 내 스스로 명을 끊으려는 찰나에 할머니가 눈앞에 보였고, 할머니의 손을 잡고 제자의 길을 오게 된 거죠.


산자와 죽은자가 구분이 안되는 그런 고통의 삶에 살았어요. 일반인이 저를 보면 정신병자였겠죠. 그런데 제자가 되니까 구분이 되더라고요. 이 길을 걸으면서 깨달은  건 이 인간 세상의 한 인간으로서 신의 일을 할 수 있는 무당이 되었고 중생구제가 내 일이었다는 겁니다. 


나만큼이나 아프고 슬픈 사람들을 알아드리기 위해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노력하며 살고 있어요.



보현궁 : 처음에는 답답해서 점집을 가면 항상 무당 하라 그러고, 굿하라 그러고, 저는 싫다고 화를 내면서도 그 주위를 돌게 되고 했죠. 



신병도 없었는데, 결혼도 일찍 해서 일찌감치 이혼하게 됐고 그러다가 30대 초반에 할머니가 한복을 입혀 주시는 꿈을 꾸었어요. 더 방황했고 금전 풍파, 인간 풍파 다 겪고 버티고 버티다가 인제 큰 사고가 나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무릎을 꿇었어요.


그런데도 인정하기가 싫어서 혼자 죽으려고도 했었는데 거짓말처럼 살아났고, 답답해서 계룡산을 들어갔는데 귀신이 보이고 목소리가 들리고 무당이 맞구나라는 걸 느꼈습니다.


무당이 되고 나니 신령님이 눈 앞에 딱 점을 가르쳐 주시고 할 줄 알았는데 그런 것이 아니란 걸 깨닫고 나서 이 길이 왜 힘든 길인지 알게 됐네요. 진작 갈 걸 하는 후회도 많이 되고... 자꾸 산에 가고 싶고, 가서 뭘 보면 무서우면서도 또 한편으로 좋고. 기도 갔을 때 굿당에 다음날 굿이 들어오면 제가 그걸 몸으로 느껴요. 구역질하고 아프고. 힘들면서도 내가 무당이 맞구나 이런 걸 느끼죠.



Q. 힘들 길을 걸어오신 것 같아요. 점 잘 보는 곳을 찾는 분이 많은데 점을 잘 본다는 건 무엇인가요?



옥수련 : 점을 잘 본다는 건 찾아오는 사람이 듣기 좋은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신령님 뜻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지요.


처음 내담자가 딱 오면 커피도 내오고 얘기도 하면서 개인적인 얘기를 한 다음에 점 보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저는 전혀 안 그래요. 들어와서 바로 점 봐요. 왜냐면 그게 사실은 커피 주고 뭐하고 하면서 그 사람을 살피고 판단하는 거거든요. 저를 소개해 주시는 분에게도 그 사람에 대해서 일절 말하지 말라 합니다. 틀리든 말든 신령님의 공수대로 해야지 소스를 주면 자꾸 맞추려 하기 때문에 진짜 점을 볼 수가 없어요.


상대방에 대해서 전혀 몰라야 하고, 알고 싶지도 않아요. 지금도 그래서 생년월일 음력만 대세요 하고 바로 점 봐드립니다. 그런데 그게 너무 길게 걸린다 해서 지금은 그럼 듣고 싶은 질문만 하라 그러죠. 재회면 재회, 짝사랑, 직장, 이직, 간단하게라도 질문을 말해달라 해요. 오프라인은 축원문이 긴데 이제 전화는 필요한 부분만 물어서 여쭤보고 바로 공수 드립니다.



고춘자 : 내담자분들이 점을 잘 보는 곳을 찾는다면 그건 대체적으로 신, 조상님의 눈에 띄어 소식을 들려주기 때문에 연이 닿는다고 생각해요.


무당이 점을 잘 본다는 건 무당의 역할을 잘 하는 거죠. 무당의 역할이 인간의 소망을 신에게 전하고, 신의 공수를 인간에게 전달하는 거잖아요? 그들의 소망이 이뤄지고 신이 원하시는 걸 잘 보고 받을 수 있는 게 잘 본다는 것 같아요.


지금 제가 알고 있는 미래를 잘 맞추고, 과거를 잘 맞추고 가 아니라 자기의 삶을 자기가 잘 만들어나갈 수 있게끔 말씀을 전달할 수 있게 내담자분들의 현실을 바꿔줄 수 있는 힘이 있어야 점을 잘 보는 거라 생각합니다.



보현궁 : 무당은 점 잘 보고 굿 잘해서 성과 보면 그게 최고의 무당이라 생각하거든요.


내담자분들도 점 잘 본다는 건 공수가 맞았다는 것을 생각할 텐데, 화경으로 보는 상황 상황들을 맞게 보여주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는 무당이 10개 중 7가지만 맞추면 잘 맞춘다고 보거든요? 저랑 맞는 분들은 제가 말한 대로 되고, 결과도 맞고, 흐름도 맞고. 이런 부분들이 점을 잘 보는 것이죠.



Q. 점을 볼 때 방울을 흔드시잖아요. 이유가 있나요?



옥수련 : 신의 제자는 강신무하고 세습무가 있는데 차이가 있어요. 세습무라는 것은 한강 이남을 중심으로 해서 마을의 만신이 당골레처럼 한두 명 있는데, 그 만신이 자식에게 세습하거나, 시집을 안 가면 양녀를 들여 굿을 가르쳐 산당을 지키게 해요. 무당 교육을 하는 거죠. 그때 열두거리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스물여덟거리 정도 되는 굿을 배우죠.


한강 이북으론 강신무가 강한데 거기는 산세도 험준하고 추운 날씨도 많고 해서 마을이 형성되어봐야 사람이 많이 없어요. 살기도 힘든데 굿을 하거나 할 그게 없지요.


이렇게 강신무 신령이 오셔서 그 사람을 아프게 만들고 신명을 보여주시는데 그럼 신굿을 하게 되는 거죠. 이때 방울과 부채를 숨겨요. 그럼 제대로 내림받는 무당이 그걸 찾아야 해요.  그런 물건이 방울, 부채에요. 방울로 신령님을 청하고 부채로 받드는 모습을 보이는 거죠.


이걸 이북에선 상세라 하는데, 방울과 상세는 모양이 조금씩 달라요. 인제 저는 집이라 상세는 소리가 너무 커서 못하고 방울을 흔드는데, 신령님을 청하는 소리예요. 



고춘자 : 저 같은 경우에는 무불통신하는 사람이에요. 무불통신은 눈으로 보고, 말문이 터지고, 귀로 듣고, 합이 받아서 신이 오셔서 말씀하시는 거죠.


실질적으로 방울을 흔든다는 건 신과 저의 합의 받는 과정에서 방울소리에 의하여 신이 받으실 때가 있으시구요. 저 같은 경우엔 신의 무구를 다 사용하는 편이에요. 오시는 신의 힘에 따라 무구를 사용해요. 전화로 점을 볼 땐 주로 글로 받으세요. 눈으로 화경을 보는 것이죠.


긴박한 상황일 때는 엽전점, 쌀점도 같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보현궁 : 저도 방울을 사용하는데, 방울을 흔들 때는 이렇게 할머니에게 여쭤보는 거예요. 누가누가 이런 상황인데 풀릴 수 있는지, 만날 수 있는 것인지, 안되는 것인지를 물어보는 거예요.


신과의 접속이죠. 빨리 답이 나올 때는 방울을 흔들면서도 결과적으로 보이구요. 할머니의 말씀을 듣고 생년월일을 보고 글로 풀 때도 있구요.



Q. 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방법이 존재하나요?



옥수련 : 어 있죠. 저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제가 하는 비방 중에 이것저것 있는데 모두 얘기할 순 없으니까.


부적을 하고 싶으면 하라 그러고, 사진 같은 것을 이용해서 헤어진 사람이 재회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비방을 알려드리는 경우도 있고, 간단하게 고사 지내는 것 알려드리고, 이사 들어갈 때 부정 가리는 것도 알려드리고 하죠.



고춘자 : 보통 사람들이 소망을 염원하잖아요? 보통은 기도법이라고 표현을 해요. 만에 하나 인연이 끊어진다거나, 끊어질 즈음에 상대의 탄생석이 박 장신구를 구해 진심으로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면 내 염원 속에 합의가 잡힐 때가 있어요.



보현궁 : 비방이라는 게 좋은 것도 있지만, 나쁜 것도 있어요. 그리고 비방을 물어보는 분들 중에는 분명히 나쁜 쪽으로 사용하려는 분들도 계시구요.


저도 무당이기 전에 사람이잖아요. 알고 있으면 알려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래서 아예 안 배우는 편이에요.



Q. 진솔한 답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옥수련 : 내담자분들이 상담을 받을 때 조금 시간적 여유를 갖고 공수에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재회를 할 때 된다, 안 된다 이 두 가지만 놓고 보면 청기백기밖에 안돼요. 5:5니까요. 둘 중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린 거잖아요. 확률로 봤을 땐 좋아요 이게. 


그런데 그렇게 점을 보기 시작하면 진짜 점을 볼 수 없어요. 자신의 연애가 실패한 것에 대한 단점을 찾을 수도 없고 바꿔볼 수도 없죠. 더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이야기를 해드릴 수 있는데 이뤄진다, 이뤄지지 않는다에만 집중하게 되면 오히려 제대로 된 점을 볼 수 없어요.


인내심을 가지고,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정말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공수를 믿어주시고, 원하지 않는 방향이라 하더라도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고춘자 : 옛날에, 그러니까 제가 처음 내림받았을 30년 전에는 점을 보러 오면 목욕재계하고 새벽 기도가 끝나길 기다리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때 점를 신이 내려주시면 자손들이 받아들였어요. 정해진 길이니까.


지금은 점을 본다는 게 많이 바뀌었어요. 시대가 변했고 제가 본 바에 의하면 미래가 움직이는 경우도 너무 많아요. 염원에 따라 소통하는 과정에서 미래가 바뀌는 걸 제가 자주 확인해요.


그러니 감사한 마음 속에서 진짜 원하는 걸 말씀하시고, 현실을 맞춰가면 원하는 걸 다 받으실 수 있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정해진 미래만을 너무 고집하지 마시고 시대에 맞게 새로운 미래를 받아들이는 소통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보현궁 : 점을 보러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힘든 시기에 있잖아요. 정말 이해하는 부분이지만, 가끔 과하게 원하는 결과만을 바라시는 분들이 계세요. 신의 공수가 재회는 힘들다, 안된다고 나왔는데 되게 만들어 달라고 하시는 경우가 많죠. 간절하고 희망적인 말을 듣고 싶은 마음은 알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은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는 신이 아닌 신과 인간의 중간에서 전달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에요. 너무 결과를 맹신하지 말고 참고해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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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인터뷰 읽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 인터뷰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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