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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 인터뷰] MZ무당, 솔직한 파묘 리뷰
2024-04-24

실제 MZ 무당은 영화 <파묘> 속 MZ무당 화림을 어떻게 보았을까요? 


사주나루 소속 무당 선생님 세 분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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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Q. 짧은 소개 부탁드립니다 」 



천진선녀 : 안녕하세요.(웃음) 하늘 천(天), 밝을 진(昣), 하늘의 뜻으로 세상을 밝혀주러 온 천진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연화 : 안녕하세요! 인터뷰로는 처음 소개 드리는 사주나루 연화입니다.


천리안 : 10년차 제자의 길을 걷고 있는 천리안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Q. 어떻게 무당이 되셨나요?」 


천진선녀 : 10대 때부터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없는 걸 보고 느꼈어요. 저 스스로도 제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 만큼 말이에요. 그런데다 일에 자꾸만 문제가 생기고, 금전도 박살 나고, 건강도 악화되면서 삶의 모든 것이 무너지는 거예요. 결국 무당집만 몇 십 군데를 찾았죠.


가는 곳마다 이미 어릴 때부터 말문이 트인 하늘이 정해준 제자라고 말씀 하셨는데, 그러던 중 무당 한 분이 저희 집이 예전부터 모셨던 할머니 때문이란 말씀을 하셨어요.


그 할머니에게 기도를 드리고, 결국 할머니를 따르겠다 하여 내림을 받았죠. 어린 나이지만, 큰 결심을 하고 천진이란 이름을 받아 열심히 기도하고 배우는 제자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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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나루 천진선녀 선생님)



연화 : 잘못된 신굿을 두 번 받았어요. 신명을 제대로 찾기 못하고 혼자서 생고생을 했던 세월이 수년이었던 제자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령님 하나만 보고 기도하고 나아온 세월이 어느덧 7년이네요... 많이도 흘렀습니다.


지금도 많이 부족한 제자라고 생각하지만, 성장하고 있는 제자라고도 생각합니다.


천리안 : 사실 저희 집안은 기독교 집안이었고, 신내림이나 무당, 점 같은 것과는 굉장히 떨어진 삶을 살고 있었어요. 참고로 저희 외삼촌이 목사님입니다.(웃음)


그런 제게 16살부터 신병이 오더라구요. 걷지도, 자지도, 먹지도 못했던 세월이었어요. 가보지 않은 병원이 없었고, 먹어보지 않은 약이 없을 정도로 노력했어요. 어떤 것도 소용 없었지만요.


그 시절 사람이 지나가거나 제 앞에 오면 그 사람의 현재 삶과 미래, 꿈이 화경으로 너무 잘 보였어요. 어김없이 예언대로 그 일들이 일어났었구요.


제가 이렇게 일상생활이 불가능 할 정도가 되니까, 저희 어머니는 제가 미쳐가고 있으니 점집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어요. 찾아가는 점집마다 신병이 나고 제자가 될 팔자라는 이야기를 하니 어쩌겠어요.


그저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신을 받게 되었습니다.



「Q. 무당이 된 후 예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요?」


천진선녀 : 제가 좀 강해진 것 같아요.(웃음) 


원래는 욕 한마디도 못하고 순둥순둥 눈물 많고 착한 소녀였는데, 지금은 할머니, 장군님들의 성격이 그대로 전해졌거든요. 가끔은 저도 무서워질 때가 있더라구요.


한편으론 신령님들이 저를 지켜주고 계시니까 혼자라도 두려운 것이 없고 용기가 난달까요?(웃음)


연화 : 무당이 되기 전에는 기고만장했죠. 건방짐이 하늘을 찔렀던 거 같아요. 제 위에 사람도 없고 하니 버릇이 엄청 없었죠. 


지금은 신을 모시다 보니 사람에 대한 예의 범절도 배우고,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에 대해 배워갈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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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나루 연화 선생님)



천리안 : 제일 달라진 부분은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거겠죠... 먹고, 자고, 싸고가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내림 받기 전에 보였던 과거와 미래가 더 정돈되어 보인다는 것, 상대방에게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으로 변했다는 점이 차이점이네요.



「Q. <파묘> 속 김고은 배우가 연기한 MZ 무당 '화림'은 어떻게 보셨나요?」 


천진선녀 : 김고운 배우의 연기력은 뛰어나다고 봤지만, 그래도 연기는 연기라고 느껴졌어요.


고증이 잘 되어 있어 행동이나, 표정 등은 비슷하게 표현했으나, 눈에서 느껴졌어야 할 영기나 기운까지는 담아낼 수 없으니까요. 굿을 하거나 기도를 할 때 신선생님들 눈빛을 볼 때가 많은데, 인간의 눈빛이 아닌 영의 눈빛에 압도될 때가 많아요. 그런 부분까지 담기엔 무리였다 생각합니다. 실제 제자가 아니니까요.


그래도 신이 몸에 실릴 때 모습 같은 부분은 디테일을 살려서 표현하려고 부단히 노력하신 것이 보였습니다. 완벽할 순 없지만, 최대한 잘 표현해 주셨다고 생각해요.


연화 : 저 또한 한양굿을 하지만, 이북굿도 같이 겸해서 하는 제자로서 김고은 배우의 황해도 대동굿, 제주도 영감놀이는 정말 인상 깊게 봤습니다.


이북굿 특징이 험하게 피를 보며, 돌아가신 분은 피로 풀어서 보내자는 의미인데, 피군웅 치는 것도 인상적이었고, 저도 칼을 가지고 노는 걸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칼을 가지고 노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무당의 모습을 정말 잘 살리셨다 느낌이 확 들더라니까요!(웃음)


천리안 : 명품 연기였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맡으신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셨는 지가 느껴지더라구요. 


특히 무당을 표현하시는 게 쉽지만은 않으셨을 텐데, 하실 수 있는 한 정말 표현을 잘 해주셨다 생각합니다.


그러나 '화림'이라는 캐릭터 자체는 실제 무당과 굉장히 멀었어요.(웃음) 자본주의가 만드는 무속인의 캐릭터로는 잘 살렸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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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나루 천리안 선생님)



「Q. MZ 무당이란 용어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천진선녀 : MZ 무당 자체가 MZ 세대의 의식을 반영한 보다 친근하고 대중적인 무당이란 뜻인 것 같아요. 


무당이란 직업이 처음엔 한 사회의 지도자로 대변될 만큼 무게감이 있었거든요. 신의 뜻을 전달하는 제자니까요. 그건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MZ 세대로 어느 정도 친밀함은 이해하지만, 신의 뜻을 전달하는 의무와 책임감을 고려할 때 너무 가벼이 보거나, 돈을 버는 직업으로만 봐주진 않으셨으면 해요


무당은 신의 뜻 안에서 사람들의 고통과 아픔을 풀어주어야 하는 업을 짊어지고 사는 봉사자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연화 : 이 또한 세월에 흐름이겠지요. 무당도 그 흐름에 맞추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옛법은 고수하되 요즘 스타일을 입힌다는 개념이 MZ 무당을 뜻하는 것 같아요. 시대가 변하고 국운의 흐름이 변하는 시점에서 젊은 무당분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죠.


그렇기에 예전처럼 무당은 무섭다는 이미지보다도 일반인분들에게 가깝게, 신의 존재를 일러주고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좋은 현상이라고 봅니다.


천리안 : 어느 업이건 시대에 따라 붙는 이름은 늘 있어왔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 같아요. MZ 무당 또한 그 일환이 아닐까 싶습니다.


좋은 뜻으로 불러주시든, 비판의 의미로 불러주시든 결국 제자, 무당의 본질은 변할 수 없기에... 그렇기에 저는 크게 상관하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Q. MZ 무당으로서 많은 내담자분의 어려움을 공수로 도와주고 있습니다. 힘들진 않으신가요?」 


천진선녀 : 내담자분들을 만나면서 그간의 간절하고 아픈 마음을 치유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저에게 오신 분 모두 원하는 바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분들이 이루셨다면 조금도 힘들지 않아요.


그래도 힘든 부분이요?... 꼽자면 간절한 분들을 위해 기도를 드리지만, 이미 정해진 결과와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전부 해결해 드리지 못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요.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게 설득하고 알려드려야 할 때가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연화 : 적어도 한 분 한 분 저와 상담하시는 모든 분들이 하나라도 얻어 가는 것이 있다면 전 그것으로 됐다고 생각해요! 


힘든 상황 속에서 저는 여러분의 길잡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등불을 밝히는 마음으로 한 분, 한 분 대하고 있습니다.


천리안 : 보이는 그대로 전달해 드리는 데 있어, 좋은 방향으로 풀리면 기분이 좋죠. 그런데 부정적이고 안 좋은 방향이 많이 보일 때, 이를 말씀드려야 할 때 굉장히 슬프고 어려운 것 같아요. 10년 째 이것만은 늘 똑같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들을 내담자분께서 미리 알고 계셔야 예방할 수 있어요. 제 말을 들어주시고 삶의 방향을 올바르게 잡으실 때 뿌듯함과 만족을 얻는 것 같습니다.


─ ◆ ─ 



여기까지 저희가 준비한 현직 MZ 무당 선생님들의 진솔한 이야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2개
  1. 시퍼런하늘
    무당이 봤을때도 김고은이 연기 하나는 잘했군요
  2. 핫라떼
    저도 파묘 재밌게 봤는데 MZ무당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네요ㅋ
    글 잘 보고갑니다